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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4일 일요일

사드배치 반대 교육혁명 대장정 기자회견문(9.3 성주군청앞)

사드배치 반대 교육혁명 대장정

기자회견문


이 나라 어디에도 사드 배치 최적지는 없다.

한반도 평화실현과 교육혁명의 길, 위대한 성주와 함께 갈 것이다.

   ‘교육혁명’의 깃발을 들고 전국대장정에 오른 지 6일, 우리는 사드 배치에 맞서 흔들림 없이 저항하는 평화 수호의 성지, 성주 땅을 밟는다. 7월 13일 성주에서 처음 촛불을 밝힌 지 53일, 성주 군민들의 한결같은 행동은 들불로 번져 전국 방방곡곡에서 한반도를 지키는 봉홧불로 타오르고 있다. 하나 되어 싸우는 성주 군민들의 몸부림은 평화를 사랑하는 수많은 이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다. 성주의 문제가 곧 우리의 문제이자 이 땅의 문제이니, 성주가 한반도이고 한반도가 곧 성주다!


  사드 배치가 한반도 안보를 위한 것이며 건강에 안전하다는 정부의 선전이 거짓에 불과함은 여지없이 폭로되고 있다. 합리적 의심과 정당한 비판이 두려워진 정부는 늘 그래왔듯이 사드의 진실을 “괴담”으로, 당연한 비판을 “불필요한 논쟁”으로 몰아가면서, 위기를 맞을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써 먹곤 하던 망국적인 이념전쟁을 또다시 호출하고 있다. 이 나라가 필요로 해서가 아니라 미국의 아시아 패권 전략에 필요해서 배치하려는 미사일 방어 체제임을, 주민들의 주거 환경을 침해할 뿐 아니라 신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위험한 시설임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데도, 정부와 보수 세력은 사드가 건강에 문제없으며 북핵에 대항하는 자위수단이라고 호도하면서 사드 반대 여론을 종북으로 낙인찍음으로써, 사회 쟁점에 대한 이성적인 토론과 합리적인 결론 도출을 원천 봉쇄하고 있다.


  학생들마저 ‘대한미국’을 대한민국으로 바로 세우자고 외치며 행동에 나서자, 이에 놀란 교육부는 국방부가 만든 사드 선전물을 방학 중 학교에 전달해 ‘사드 찬성교육’을 시행하려다 비난을 샀다. 사회 현안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 교육을 장려하기는커녕 정치적 중립성 훼손이라는 황당한 주장으로 핍박하던 교육부가, 국방부 자료를 그대로 교육용 교재로 둔갑시켜 정책 홍보를 위한 주입식 교육을 지시한 것이다. ‘교육의 중립성’이라는 개념이 엉뚱하게 ‘침묵 강요’로 오도되고 특정 정치권력이 주도 또는 허용한 관점만의 일방통행을 위한 근거로 악용될 때, 학교는 한갓 정부의 홍보 공간으로 전락하고 만다. 교육부가 정권권력의 하청을 흔쾌히 받아 교육을 두루 망치고 있는 기막힌 현실을 목도하면서, 바야흐로 이 나라 교육권력을 대수술해야 할 때에 이르렀음을 절감한다.


  그렇다! 정치권력 앞에 해바라기가 된 교육부에게 교육정책을 계속 맡겨두는 한 우리 교육에 미래는 없다. 민중을 개·돼지로 여기는 자들에게서 막강한 권한을 회수하지 않는 한 모두가 행복한 교육은 요원하다. 개개인의 균형 있는 성장과 학문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외시하고, 교육을 그저 이윤 창출의 수단으로, 학교를 한갓 인적자원 생산공장으로 간주하는 자들에게서 교육철학을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나 다름없다. 존엄한 인간을 감히 경쟁과 성과로 한줄 세우는 반교육적인 교육체제에 갇혀 있는 한, 학생은 물론이요, 교육주체 모두는 서로 갉아먹는 고통에서 벗어날 탈출구를 찾을 수가 없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유서를 남기며 한 여자 중학생이 입시교육에 저항한지 30년이 흘렀건만 교육의 비극은 현재진행형이다. 대학서열화에 이어 고교서열화가 가속화되고, ‘흙수저–금수저’로 양분되는 교육불평등은 대다수를 절망에 빠뜨린다. 대학은 경제논리로 구조조정 되어 학문과 진리의 전당이 아니라 기업이 요구하는 인력 양성소로 전락해간다. 유치원에서 대학까지 교원과 직원들은 자긍심을 잃은 채 고용불안과 대량실업에 내몰리고 있다. 한국교육이 파국을 향해 미친 듯이 질주하고 있는 것이다.
  어설픈 미봉책은 미친 교육을 바로잡지 못한다. 교육의 근간에서부터 새 판을 짜겠다는 담대한 구상과 실천이 필요한 때다. 우리 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입시경쟁 교육체제를 반드시 철폐해야 한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대학서열체제를 혁파하고 대학입학시험을 자격고사로 전환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대학구조개악을 저지하고 공공적 대학체제를 수립함으로써 대학평준화의 토대를 확보해야 한다. 공공적 대학체제가 수립되어야 대학교육의 질이 높아지고 학문과 대학은 균형 발전할 수 있다. 교육공공성이 강화될 때 고용이 안정되고 교육노동의 전문성이 높아질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핵심 과제들을 이정표 삼고 교육혁명을 나침반 삼아 이 나라 온 땅을 두루 밟는 대장정의 길을 걷고 있는 중이다. 

  우리 대장정은 헛된 꿈을 쫒는 허망한 걸음이 결코 아니다. 막장으로 치닫는 경쟁 중심 불평등 교육체제를 대체할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열망은 이미 사회 저변에 흐르고 있다. 2014년 교육감 선거와 2016년 총선에서 무상교육 실현, 특권학교 폐지, 입시고통 해소를 내건 후보들이 승리한 사실은 교육혁명에의 자신감과 가능성을 높여주었다. 이제 내년으로 다가온 대선은 교육 대전환의 계기를 형성하고 있다. 우리는 교육혁명 과제를 적극적으로 사회 의제화 함으로써 이를 교육공약으로 이끌어 낼 것이다. 공약이 그저 표를 구걸하는 미끼로 전락하지 않고 제도로서 현실화되도록 끈질기게 감시할 것이다. 그리하여 학생들을 입시지옥에서 구해내고 교육노동자들을 반노동의 정글에서 탈출시켜, 교육다운 교육의 새 장을 열어젖히고자 한다. 바로 이것이 교육혁명이다! 


  하지만 교육이 바뀐다 한들, 한반도가 전쟁의 참화에 휩싸인다면 무슨 소용이겠는가? 교육혁명이 인간다운 삶을 보장한다면, 한반도 평화는 이에 더하여 생존권을 보장하는 문제다. 어리석은 굴욕·편중 외교의 부산물인 사드 배치 추진이 지구상에서 가장 무장화 된 지역인 한반도의 긴장을 크게 고조시켜 평화를 위협하는 이상, 사드 배치는 성주만의 지역 사안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안전을 좌우할 국가적 사안이다. 성주만 피하면 그만인 것이 아니라 한반도에 아예 발을 못 붙이게 해야 모두가 산다. 이 나라 어디에도 사드배치 최적지는 없으니, 사드는 가라! 교육혁명의 과제와 한반도 평화의 위업이 위대한 땅, 여기 성주에서 만나는 오늘, 교육혁명 전국대장정 조직위원회는 역사적인 싸움의 최전선에 서 있는 성주 군민들께 깊은 감사와 연대의 마음을 표하며, 전국 방방곡곡에서 함께 투쟁하여 한반도 사드 배치를 반드시 백지화시키겠다는 결의를 밝힌다.


2016. 9. 3.

2016교육혁명대장정조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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