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28일 수요일

때를 이기며 가자

공동대표  장혜옥(학벌없는사회)


1995년 발표된, 일명 531교육개혁안을 기억하십니까? 해직 5년을 견디고 막 복직한 작은 학교에서 자율과 선택, 수월성과 수준별, 열린교육과 자치활동 등 교육개혁안이 내뿜고 있는 신선한 제안들은 가슴을 설레게 했습니다. 그래 이거야! 이렇게 참교육 실현의 구조개혁이 드디어 나온거야! 기뻐하며 열성적으로 실천하며 교육청 연구보고도 하고, 참실대회에서 발표도 하면서 2~3년을 열심히 따라해 보았답니다.

허나 7차교육과정이 제 본색을 드러낼 때 비로소 알았습니다. 531 교육개혁안이 경쟁 만능을 부추겨 엘리트를 추앙하면서 서열 중심 평가 체제를 구축한 후, 교육을 시장으로 만들어 가는 것임을.


그후 17년, 3명의 소위 민주대통령을 거치고, 4번째 MB 정부에 이르기까지 교육 시장화는 줄기차게 진행되어 왔고, 교육은 ‘절망교육’ ‘미친교육’ ‘폭력교육’ 등의 이름을 얻기에 이르렀습니다. 경제학자들이 교육부 수장을 하는 세월동안, 교육은 국가GDP와 개인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상품이 되어 스펙의 재료로 전락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학원이 팽창하고 학습지 회사들이 재벌급으로 성장하였으며, TV 광고에서 ‘공부’가 소비자를 현혹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교육차별을 통해 인간차별이 인종차별 수준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제 근본적으로 ‘교육이란 무엇인가’ 성찰할 때가 되었습니다. 교육의 본래적 가치, 인간을 인간되게 하는 지식, 인간을 인격으로 키워주는 교육, 절차탁마하여 사회공동체 시민으로 형성케 하는 학교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교육과정의 전면적 구조개혁이 지금, 당장, 시급하게 이뤄져야 합니다.

하여 우리는 ‘혁명’이란 말을 합니다. 혁명적 사고와 입장, 실천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교육이 제자리를 잡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미 이 혁명적 교육구조개혁의 마스터플랜을 짜 두었습니다. 어떻게 실현할까가 관건입니다.

공교육은 국가가 책임지는 정교하게 구조화된 시스템입니다. 국가는 정치의 힘으로 운용되며 법과 제도적 장치로써 국가적 구조개혁을 만들어내는 것 또한 정치의 힘입니다. 지금 정치 세력들은 좌우를 막론하고 교육을 바꿔야 한다는 명제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보 정치력만이 총체적 근본적인 변혁을 이뤄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경험적으로 교육개혁의 보수성을 깨닫는 모진 투쟁의 세월을 지나왔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개혁을 말하지만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그리하여 누가 올바른 힘이 될지, 정치를 선택할 때입니다. 

교육을 근본적으로 혁명하기 위한 과제로써 우리들이 이번 총선 대선에 임하는 정세적 판단과 실천은 매우 중요한 정치 행위가 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서열로 무장하여 무한 경쟁으로 무한 시장을 만드는 531교육안을 끝장내고, 새로운 철학과 방향으로 공교육을 전면 재창조하여, 2012년 교육혁명공동행동이 제출하고 있는 공교육개혁안으로 세상을 새롭게 바꿔가야 합니다. 동지들이 그 힘의 한가운데 있습니다. 시대가 주는 때를 이기며, 슬기롭게 당당하게 교육혁명 대장정의 길을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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